티벳의 남서쪽을통하여 몇일에 걸쳐 라사로 들어왔긴 하지만, 티벳은 정말 크고 가야할 곳이 많다.
면적은 120만 ㎢로서 한반도의 6배정도이며, 중국에 속해 있는 자치구중 2번째로 큰 곳. 1만5천개의 자연호수와 수천개의 사원이 있는 곳.
수박 겉 핥기식으로 라사로 들어와 다시 라사를 떠나 EBC(Everst Base Camp)를 거쳐 네팔로 들어가는 보름간의 일정으론 티벳을 전반적으로 돌아보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나마 가고 싶은 곳을 적어본다.
1. 카일라시(Kailash)와 마나사로바(Manasarovar)호수 : 4대종교의 발원인 성산과 성스런 호수. 여기를 도는 순례길(Khora)이 압권
2. 남초((Namtso)호수 : 하늘호수(Sky Lake)로 알려져 있다. 밤에 야영하며 보는 별빛이 너무도 좋다고...
3. EBC(Everest BaseCamp) : 초모랑마(에베레스트)의 티벳쪽.
4. 라모라초(Lhamo Latso) : 작지만 기적의 호수(Oracle lake)로 불리는 곳.
5. 몇몇 사원 : 간덴사원(Ganden monastery), 샤메사원(Samye monastery), 샤카사원(Sakya monastery)등등
6. 5월의 티벳 고원 : 파란 풀이 돋아나 너무나도 아름답다고...
7. 축제기간의 티벳 : 각종 종교행사가 열릴 때...
8 천장(Sky burial) : 조장(Bird burial)이라고도 하는, 새에게 죽은이의 몸을 바치는 장례식.
여행사의 일정이 종료되었으므로, 현지 여행사를 통하던가 아니면 직접 차(4륜구동지프)를 구하여 다녀야 한다. 티벳(중국)에서 여행용 지프는 일본 도요타의 랜드크루저(Land cruiser)가 휩쓸고 있었다. 모든 차가 전부 랜드크루저이다.
혼자서 차를 구하여 이곳저곳 돌아다니기에는 너무도 비싸므로, 동행자를 모집하여야 한다.
보통 4-5명정도가 모여서 1/n을 한다.
첫번째로 가고 싶은 곳인 카일라시를 가고 싶었지만, 갈 시간도 없기도 하지만, 시즌이 종료되었고 같이 갈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포기...
천장(Sky burial)은 다녀온 사람 말을 들어보니...너무 쇼킹해서 다음 기회에...
남초호수는 1박 2일이 걸린다는데, 다녀온 사람의 말이... 끝이 안보이는 호수와 천막야영, 쏟아지는 별등등이 정말 좋았다고...
결국, 여러가지로 따져봤지만 카일라시는 포기하고,남초호수 다녀와EBC를 가는 것으로 점점 굳어졌다.
일정을체크해 보았다...
25, 26, 27, 28, 29, 30, 31, 1(비자 만료)
< 라사 - EBC - 카트만두 >
적어도 28일에는 무조건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지 비자가 만료되기전에 네팔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여러 정황을 고려해보니,남초호수갈 시간도 없었다.
무조건 차를 구해야 한다.아니면 동행할 사람이라도...
다시 아침으로 돌아가면...
새벽 4시30분 모닝콜이 울렸다. 같이 방을 쓰던 스페인아저씨가 부산하시더니 출발준비를 하신다.
오늘은 네팔에서 같이 온 일행들이 비행기를 타고 네팔로돌아가는 날이다.
카트만두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밖은 비가 조금씩 오고 있고, 몇일 묵었던 좋은 시설의 호텔을 떠나 이제는 자유배낭족이 되어야 한다.
사이클릭샤를 타고 싼 호텔로 이동하였다.
사이클릭샤를 내려 한참 공사중이라서 파헤쳐놓은 추적추적한 길을 지나, 펜톡하우스로 들어가 여장을 풀었다.
오후에 실크로드를 따라 서티벳에서 건너온 한국팀과 같이 만나 티벳박물관을 보기로 하였다.
< 티벳 박물관 >
서티벳에서 온 한국팀은 총 6명이고, 인터넷에서 만나서 같이 왔다고 한다.
리더격인 김선생님과 정호+상연씨부부, 경희씨에다 티벳에서 헤어진 암벽강사 2명 포함 6명이다.
이들은 중국대륙을 기차로 횡단, 실크로드를 따라서 티벳의 북쪽을 지나서 카라코람 못미쳐서 다시 남향하여 서티벳쪽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보름에 한번씩 버스가 다니고, 한번 버스를 타면 5일이 걸리는 곳을 거쳐서 고생을 엄청하여 도착하였다고...
여기에 중국에서 티벳 동쪽편으로트럭을 타고 72시간동안 몰래 들어온 대단한 한국처녀인 소희씨가 합류하였다.
이 일행은 이렇게 티벳에서 만나, 나중에 네팔에 있는치트완 국립공원까지 같이 갈 정도로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동포와 같이 다니면 그만큼 중독성(?)이 심하여 헤어지기가 힘든가 보다...ㅎㅎ
< 소희, 경희, 정호+상연부부 >
밖에서 보기에 작게 보이는 티벳 박물관은 아닌게 아니라 내부도 그리 크지 않았다. 내부에는 경전과 각종 탱화, 도자기, 의료기구(약품), 의복등이 전시되어 있다.
눈길을 끈 것은티벳문자를 창제한 것을 전시하는 공간이었는데, 7세기 티벳을 최초로 일통한 송첸감포왕 시절에 티벳 고유의 문자가 만들어 졌다고 한다. 고유의 문자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보다 700여년 앞서서 만들어 졌다는 것이 신기했다. ( 그러나 나는 우리문자가 이미 고대에 만들어진 가림토이며, 세종대왕께서 이를 보완하여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사용하게 했다라는 사실을 믿는다.)
원래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긴 하지만, 몰래 내부를 찍어보았다. 역시 탱화가 주된 전시물이다.
들어가보니 분위기 있다.
의복은 티벳의 전통 복장인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네킹 얼굴을 보니 서양식으로 생긴게 국적 불명이다.
이곳저곳 쭉 들러보았지만, 왠지 티벳고유의 냄새가 아니라작위적인 느낌이 많이 난다.
나와서 일행들과재래시장을 가보았다. 우리나라 시장하고 분위기가 비슷하다. 야채도 있고, 닭도 있고, 물고기도 판다.
시장을 둘러본 후 라사의 이곳 저곳을 보았다.
아마도 티벳탄압의 선두주자일 "서장자치구 공안청"을 지나가면서, 특히 그 권위주의적인 모습에 치를 떨기도 하고...
< 티벳자치구 공안청 >
일전에도 언급하였지만, 라사는 라사가 아니라 중국의 한 도시라는 느낌이다
현수막에 "성지지야오락성" - 아마도 퇴폐업소 인듯...
라사에도 홍등가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라사의 중심부는 이와 같이 중국의 여느 변두리 도시보다 훨씬 현대화 되어있다.
숙소 부근에서 조금 내려가면, 이슬람교 사원도 있다. 그리고 사원앞에는 자연스럽게 하얀 모자를 쓴 이슬람교도들의 장터도 열려있다.
< 이슬람 사원인 청진(淸眞)사원과 사원앞에 열린 가판대 >
저녁이 되어서 티벳을 탈출할 차량을 구하러 다녔다.
같이 돌아다닌 한국 일행들도 역시 EBC(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거쳐서 네팔로 들어간다 한다. 그러나 이미 5명이 꽉 찬 관계로 내가 그차에 동승할 수 가 없다. 정원이5명이기 때문이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물어보니, 중국인 3명팀이 있어서 같이 가자고 하였으나 중국인과 외국인이 같이 여행하는 것은 안된다고 한다. 공안에게 걸린다고...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외국인이 중국인을 세뇌시킬까봐 그런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결국, 크리스틴이라는 홍콩여인이 연결되어 만난다. 일단 2명이니까, 3명을 더 구해야지 적은돈으로 EBC를 갈 수 있는 것이다. 내일 사람을 더 구하기로 하고, 같이 다닌 한국일행이 있는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이미 파티가 재밌게 열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중국의 전통악기와 기타가 협연을 하기도 하고, 한쪽에서는 정호씨 부부가 부르스를 추다가, 가볍게(?) 사랑 표현을 한다. 모두 환호하였다. 오랜만에 객지에서 보내는, 아주 즐거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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