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과음으로 인하여 겨우 일어나, 7시까지 약속장소인 호텔로 릭샤를 타고 갔다. 스코트와 크리스틴은 미리 와있다. 차가 엄청 고물이다. 아마도 10여년은 족히 되어보인다.

오늘의 목적지는라체(Latse, 4050M)이다. 라체는 티벳을 들어와서1박한 그 다음날점심을 먹은 곳이다. 그러나 여러 사정상 라체를 못가고 결국은 시가체에서 머물었다.

시간이 없으므로 아침 식사도 생략하고, 바로 출발한다.

이제부터 몇일간 펼쳐진 기막히고, 파란만장한 차량스토리의 시작임을 출발 당시는 알수 없었다.

갈때는 얌드록초 호수(Yamdrok Tso : 4408M)를 들르지 않기 때문에 빠르다. 라사를 들어올 때 보기는 했지만, 못본다니 섭섭하다.

라사에서 시가체까지 직통으로 뚫린 길은 여타의 길과는 달리, 의외로 포장도로였다.


< 라사-시가체 가는 포장도로 >

작은 구릉들 사이로 시원하게 펼쳐진 길이 이채로왔다. 라사로 들어오는 길과는 또 다르기 때문이다. 포장이라 승차감도 좋고, 달라지는 여러 풍경에 넋을 놓고 구경하면서 간다.

경치가 좋아서 사진도 찍을겸 좀 쉬었으면 하는데, 갑자기 차가 섰다. 무슨 문제가 있나보다...

내려서 우선사진을 찍고, 어떤 일인지 알아보았다.

뒷바퀴 안쪽이 다 젖어 있었고 온길에점점이 오일이 찍혀있었다. 브레이크 오일이 새고 있는 것이다. 순간 우리 일행들은 섬찟했다. 만약 내리막 길이었으면...

이게 바로차량스토리의 서막이었다.


< 수리중인 차 >

스코트는 호주사람인데 58년생이라고 한다. 23살 먹은 딸도 있다고 하고... 10년전에 한국에도 왔었다고 하며, 직업이 전문 스킨스쿠버 강사(?)인 아주 활달한 아저씨다.차량에 대하여 잘 알아서 수리할 때 차밑으로 운전사와 같이 기어들어가 도와주고 있다.

반면 크리스틴은 홍콩여인으로서 아주 얌전하고 한 마디의 말도 없고, 의사표현도 전혀 안해서 답답한 사람이다.

키가 작은편이며 30대 초반정도로 보인다.


< 스코트 >

낑낑거리며 고친 후 겨우 출발한다.

아침도 거르고, 점심도 못먹고 열심히 시가체로 향한다. 사과 1개와 과자 1개만으로 때우면서...

그러나 시가체 가는 길은 아름답다. 얄룽창포강의 서쪽을 향하여 계속 진행하는 것이다. 더구나 4-5월경에 푸른 풀밭이 하염없이 펼쳐질 때 더 아름다울 것 같다.

< 강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다 >


12시 넘어서 시가체 도착하여 permit 을 받았다. 점심도 해결하고...

이제 오늘의 목적지인 라체를 향하여 출발한다.

시가체를 빠져나가는데 운전사가 시내를 뱅뱅돌고 있다.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더니, 결국 시외곽을 지키는 중국경찰에게 잡혔다. 이미 permit을 받았는데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다. 경찰이 동승하여 경찰서로 가다가, 우리를 호텔에 내려주더니 자기들끼리 한참을 얘기를 한다.

나중에설명을 들으니 차량이 permit이 없어서 못간다고 한다.이해가 안되었다. 차량도 퍼밋이 따로 필요한거였는지...?

결국 우여곡절 끝에우리와 계약한 여행사와 연결이 되었다. 새운전사와 차량을 보낸단다. 라사로부터...

차량이 오기를 기다리며, 1달여동안 하지 못했던 이발을 하였다. 시설이 깨끗하고, 이발사 1명과 보조하는 아가씨가 2명이다. 모두 중국인이며, 티벳으로 온지 3달정도 되었다고 한다. 티벳에 온 이유를 물어보니, 여기오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서 왔다고 한다. 이것이 중국이 정책적으로 한족을 이주 시키는 방법이다.

그래서 티벳인의 10배가 넘는 2000만명의 한족을 티벳에 이주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일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티벳 독립의 걸림돌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대여섯 시간을 기다려도 차가 오지 않아서 결국 근처의 호텔에서 거금(130위안)을 주고 자기로 하였다.

기다림에 지쳐서 몸도 마음도 가라 앉아있다.

호텔근처의 음식점에서 계란볶음밥을 먹으면서 스코트, 크리스틴과 걱정스럽게 상의한다.

내일 과연 EBC는 갈 수 있는 걸까?

Posted by 들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