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15. 22:29

1275

- 장재현

발치는 아직 단풍이 한창인데

공룡의 등어리는 벌써 겨울잠에 들어
활엽수들 틈에서 눈치보던 소나무들

오히려 화려하여라

그대 절망이 찾아오면
1275 끝에 서서
깍아지른 동쪽얼굴 내려다 보라
뛰어내리지 못하겠다면 아직

희망이있는 것이니

그대 마음 이리저리 방황하거든
마등령 오르는 길위에 서서
1275 올려다 보라
천길 낭떠러지 의연함 어느새

그대 마음에 들어와 있을지니

꼭대기에서 내리는 단풍은

소나기처럼 짧고
낮은 언덕에서 오르는 봄꽃소식은

한낮 아지랭이처럼 잠시인데


오래도록 산은 프르고
오래도록 산은 쓸쓸한 즉

산위로 눈발이 날리리라

- 불현듯 떠나간 산벗을 기리는 후배의 옛글이 아닐런지...

산은 언제나 우리 뒤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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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들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