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의료봉사활동을 한 후에 백두산등을 탐방하기로 하였으나, 현지 사정상 뒤바뀌게 되었다.

그래선지 두만강을 둘러본 후 연길로 향하는 30여명의 봉사대원들의 얼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하였다.

이틀간의 의료봉사 활동이 시작되었다. 연길시 근처의 '왕청현 배초구'와 '화룡시 팔가자' 두 곳에서

실시하였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나로서는 환자들을 진찰실로 안내하는 일을 맡았다.

임시 병원은조선인 초등학교에 개설되었고, 학급은 진찰실이 되었다.

연변의 농촌은우리나라의 농촌 분위기와 그리 다르지 않았고, 생각했던 것 보다 잘 살았다.

그러나 의료현실은 한 20년 정도 뒤진 느낌이었다.

연변뇌과병원의 홍보 덕분에 구름같이 많은 조선족들이 진료를 받기 위하여 몰려들었다.

연변의 우리동포를 보면 왠지 빚을 진 듯했다. 그들 대부분이 독립군의 자손이라생각해서그럴거다.

그래서 그런지 일행들은 성심성의껏 진료를 하고 약을 조제한다.


<초등학교 안에 걸린 플랜카드 >


<진료 기다리는 조선족들 >


<접수중 - 혈압과 체온도 재고...>


<정성덕 원장님 - 신경정신과 진료중 >


<노새타고 길가는 총각 >

방천에서
― 석화(연변작가)


바다여,
천리를 내처 달려 너의 품에 닿는
두만강이 부러워
뒹굴며 엎어지며 숨 가쁘게 쫓아왔건만
나뭇가지에 걸린 파지조각처럼
발목 묶인다.
모든 그리움이 바람에 휩쓸려
한 편으로 나부끼듯이
바다여,
지척인 너를 끝내 만져보지 못하여
사무치는 연모는 소금이 된다.
햇볕에 날카로운 가시철조망
늘어선 국경경비선이 아니더라도
눈가에 맺히는 이슬이 소금 맛이고
입술 깨물어 삼키는 맛 또한 소금 맛이다
바다여,
저기서 시퍼렇게 돌아눕는 물결이여.



방천(防川): 두만강이 동해바다로 흘러드는 지역. 중, 조, 러 3국 국경이 인접해 있다.

연변이 있는중국 쪽으로는 해변에 닿을 수 없다.

Posted by 들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