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쿄리(Gokyo Li, 5340M)에서 본 히말라야의 대 파노라마 - 좌측부터 초오유, 캉충피크, 에베레스트(구름속), 로체(구름속), 마칼루, 촐라체, 타보체,캉테가, 참세르쿠, 마체르모(맨우측)등이 펼쳐져있다 >
아침 6시 기상 - 아침 식사 - 7시20분 고쿄리로 향하여 출발 - 11시 고쿄리 정상 도착(3시간 30분 소요)- 하산(1시간 소요)
일정이야 다른 날과 큰 차이가 없지만, 이 색다르고, 이 가슴 벅찬 감동을 차이나게 표시할 방법이 없다.
히말라야의 크게 열린 하늘을 처음 보면서... 그것도 개천절 날!
다시 아침으로 돌아가자.
아침식사 후 고쿄리로 향한다. Gokyo의 지명에 Li(Peak : 봉우리)가 붙어서 그 뜻이 고쿄 봉우리이다.
네팔말로는 Li(리)가 봉우리이고, La(라)는 고개(령)이다. Tso(초)는 호수라는 뜻이다.
아침에 내다보는 고쿄앞의 호수는 정말 유리같다.
< 아침 랏지 앞에 펼쳐진 유리같은 호수와 마체르모 피크(Machermo peak, 6017M) >
고쿄리를 향하여 출발한다.
<호수와 마체르모 피크를 배경으로 고쿄리로 떠나는 트레커들-우측끝이 고쿄리 올라가는 길 >
아무리 아름다운 호수라도, 뒷 배경이 바쳐주지 않으면 그냥 밍밍할 것이다. 이 3번째 호수는 그야말로 든든한 빽을 뒤에 두고 있다.
마체르모(Machermo peak, 6017M)가 그 빽이다. 아주 아름다운 봉우리이며 밑에서 보면 압도당할 정도로 당당하기도 하다.
밤에 달빛에 비친 이 봉우리는 달빛에 눈이 반사되어 정말로 보석같이 반짝거렸다.
고쿄에 있는 3번째 호수의 이름은 여러가지다.
1. 고쿄호수(Gokyo Lake)
2. 두포카리(Dudh Pokhari)
3. 오마이 호수(Omai tso)
4. 고쿄 카르카(Gokyo Kharka)
5. 3번째 호수
이 지명들은 지도와 가이드북에서 여러가지로 다르게 표현된다. 뭐가 정식 명칭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아름다운 호수를 옆으로 하면서 고쿄리로 향하는 길은 시작된다.
<고쿄리 가는 길 - 아주 아름다운 길 >
아름다운 길이지만, 숨은 턱까지 차고 머리는 띵하다. 5분가고 10분 쉬면서 갈 수 밖에 없다.
고도차 600미터에 달하고, 현지인들이 1시간30분이면 올라갈 길을 기어기어 가면서 3시간30분 걸려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 -많은 트레커들이 열씨미 올라가고 있다 >
아래에서 위를 보면 손에 잡힐 듯 얼마 걸리지 않을 것 같지 않지만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올라가면서 뒤를 보니 장관이다.
< 고쿄호수 - 하산하는 트레커들이 마치 호수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
< 고쿄호수와 왼쪽이 랏지 건물들, 왼쪽 우뚝 솟은 봉우리가 촐라체이다 >
오를수록 호수의 옥빛이 짙어진다. 랏지 건물들이 점점 작아져가고, 숨겨져 가려있던 피크들이 지각 변동을 하듯
솟아오르고 있다.
< 그림같이 펼쳐져 있는 촐라체, 타보체,캉테가, 참세르쿠, 마체르모, 빙하(회색 부분), 우측 아래 가까운 곳부터 고쿄호수, 두번째 호수, 첫번째(아주작은)호수 >
고쿄리 정상에 도착하여 본 경관은 말문이 막히게 한다. 360도 어느 방향을 보아도 막힌 곳이 없고,
그렇다고 막히지 않은 곳도 없다.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에 사람이 있다.
이게 바로 天地人이 하나가 되는 거구나(大三合 人中天地一)...
가슴으로 천부경을 외워본다.
天 符 經
一 始 無 始 一 析 三 極 無
盡 本 天 一 一 地 一 二 人
一 三 一 積 十 鉅 無 櫃 化
三 天 二 三 地 二 三 人 二
三 大 三 合 六 生 七 八 九
運 三 四 成 環 五 七 一 妙
衍 萬 往 萬 來 用 變 不 動
本 本 心 本 太 陽 昻 明 人
中 天 地 一 一 終 無 終 一
< 개천절을 맞이하야 천부경 81자를 3독 해보았다 >
< 고쿄리에서 보는 하늘 땅 사람 호수그리고 건물 >
< 구름사이로 얼핏 얼핏 보이는 에베레스트와 로체 : 중앙 좌측부분 >
정상에 올라 연속하여 3컷의 파노라마를 촬영하였다. 내려가기가 싫었지만 고도 5400여 미터의 높이는
바람이 거세고 춥기만하다.
이 대목에 뽀너스로 인터넷을 뒤져서 찾은 고쿄리의 겨울사진을 외국인 찍사의 허락없이 올려본다.
< 겨울에 눈에 쌓인 고쿄의일출 - 호수가 얼어서 안보인다... >
뒤의 햇볕받은 촐라체와 아래 마을의 명암이뚜렷하기는 하지만, 호수의 쪽빛 물이 얼어서 안보이는 색다름도 있는 것 같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하기 시작한다.
< 하산중인 트레커들 >
내려오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에 불과하다.
점심식사를 셀파스튜로 하고, 간단하게 돈을 내서 샤워를 한다. 더운 물 한동이 준다.
샤워하고 랏지에서 책을 읽는다. 트레킹하면서 제일 아늑하고 편안한 시간이다.
한국에서는 텐트지고 다니면서, 걷느라고 급급하고, 밥도 해먹어야 해고, 술 마시느라 바쁘기도 하였는데,
여기서는 고소증 때문에 술도 못먹고, 약간 입맛은 안맞지만 밥은 사먹고, 그래서 아쉬우면서도 편하다...
< 랏지의 대청 - 밥도 먹고, 책도 읽고, 토론도 하고...>
모두들 호수가 보이는 랏지의 대청에 모여서 이번 트레킹의 최대 고비인 촐라패스(Cho La pass)얘기만 하고 있다.
워낙 험하기로 소문이 난 곳이 촐라패스이며, 이번 트레킹에서 가장 높은 고개이다. 이 고개를 넘어야지만
에베레스트로 갈 수 있는 것이다. 눈이 오면 통과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하기도 하고...
시멀과 가렛은 완전히 전문가 같이 다른 트레커들에게 가야할 길을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의 얼굴에 걱정반 흥분반이 어려있다. 고소를 극복하고 가야하므로...
한국의 왠만한 산을 이리저리 다녀본 나로서도 걱정이 된다.
옆사람과 얘기하다, 약 2초정도 (형광등 나가듯) 정신이 깜빡 나가는 경험을 하였다. 졸린 것도 아니었는데...
이런게 바로 고소증이며, 심하면 무조건 하산하여야 한다.
몸이 알아서 잘 적응해주길 바라면서, 고쿄리에서 본 대 파노라마의 모습을 새삼 가슴에 담아두며 잠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