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눈이라 하면 서글프니 봄 눈이라 하지.
이젠 지난 겨울의 첫눈과도 함께 사그라져가지 못할 것이기에 더욱...
이제까지 간직해온 오랜 기약은 여기까진가 보다.
어렵사리 준비해온 온통 하얀 이 자취를 이제서야 난 너에게보낸다.
이 온통 하얀 백만송이의 자취는 하나의 꽃인 것이니,
낙숫물이기 전에, 물방울이기 전에 이미 하나의 꽃인 것이니.
그리하여 이 때 늦은 선물의 댓가로 더욱 더 기다리게 되는
머지않아 다가올 푸르고 찬란한 꽃을 그 보답으로 바라게 되는
아 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