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13. 02:36

이 겨울가장 먼 곳은 아마 울릉도일 것이다.

울릉도의 깊은 눈과 높은 봉우리를 꿈꿔왔던지 어언 10여년, 2미터 넘게 눈이 쌓인 울릉도가 보고 싶어졌다.

하루만에 세계 어느 곳을 가는 이 시절, 울릉도 가는 길은이틀이 넘게걸렸다.

거친 바람과 높은 파도는 쉽사리입도(入島)을 허용하지 않았다.아니 아예 입해(入海)조차 거부했다.

중심에 다가가지 못한 허탈한 객(客)은 포항의산과 들과 바다를 떠돌았다.

그래도 모든 여로에는의미가 있었고 또한그렇게 믿고 싶었다.

이른새벽 포항항에서 조린 마음으로 울릉도를 기다렸다.

울릉도 대신 거대한 일출이 다가왔다.

처음엔 일출인줄도 모르게...


구름이 모든 것을 가리고 있다고 느꼈지만 그게 아니었다.

서서히태양은 지평선 너머 구름과 산을 뚫고 솟아올랐다.

저 너머 울릉도를 지나 먼길을 달려와여기서야 비로소감춰왔던자기자신을보여주었다.

새벽의 푸르름을헤치고, 석양의 붉음을 능가하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 머나먼 섬은 이틀만에 자기로 향한 길을 열어주었다.


경인년(庚寅年) 새해를 맞이하여,

태양처럼 빛나는 그대시여.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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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들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