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른 파도와 그 위로 빛나는 찬란함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오로지 한겹처럼 뿌연 어리석음이다.
저너머로 얼핏 보이는 그 거친파도를, 존재의 찬란함을
아무렇지도 않게 가로막고 있는 한겹의 투명한 보호막처럼
참 그 모진 욕망과 분노 위에는 오랫동안 맺혀진 연민이 흐르고있구나.
너머 막힘없는 가슴 시린 바람의 소리와 검푸른 파도의 넘실됨을 온몸으로 알아차리기 위하여
더 나아가 그것조차 다만 겉으로 보고 아는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음을 절절히 느끼기 위하여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끝없이 다시 생겨나는 이 무명(無明)의 창을 부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