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의 치트완의 날씨는 침낭을 덮고 자기엔 너무 덥다. 밤새 잠을 설치다가 닭우는 소리에 이리저리 뒤척이면서 아침을 맞는다. 패키지의 특성상 역시나 빡빡한 일정이 펼쳐질 예감이 든다.

6시 기상 - 6시30분 식사 - 7시출발이란다.

오늘 펼쳐질 패키지의 내용은 무얼까? 악어가 우글거리는 강에서 카누를타고 강을 건너,거머리가 득실거리고 온갖 위험이 상존하는 정글에서의 대탐험과 오후에는 정글 깊숙이 까지 코끼리를 타고 들어가코뿔소 몰이를 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왠지 긴장되니 않는가?이를 눈치챈 가이드는 친절하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자기를 믿으면 안전하다고한다. 어쨌든 기대하면서...출발.

우리의 일행은 한국사람 6명, 일본인 1명, 독일인 1명, 가이드 1명해서 총 9명이다.

어제 저녁때 본 예쁘게 생긴 작은 마을을 지나 강가로 향한다. 모래가 많은 강가는 아주 운치있다.

군인 2-3명이 지키고 있는 곳에서 허가(퍼밋)를 받고 강을 건널 준비를 한다.

가이드는 친절하게 우리를 강가로 데려가더니, 강 근처의 모래톱에서 누워있는 악어를 보여준다. 이강에 악어가 산다라는 얘기... 조심하라는 얘기 등등... 우리는 악어를 보면서 저게 진짜일까라는 의혹을 품고 있다.

배는 카누식이면서, 강폭은 넓어보인다. 미리온 다른 여행객들의 차례를 기다리면서, 탁한 강물을 내려다 본다.


배 위에서 보는 강물은 또 다르다. 강물은 아주 빠르게 흐르면서, 뭉글뭉글한 것이 강바닥에서 올라온다.

악어를 봐서 그런지, 강물이 빨라서 그런지 수영에 왠만큼 자신있기는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진 않다.

떠나온 이쪽 강가는 나름대로의 위락시설이 근대화되었다고 보여주고 있지만, 도착할 반대쪽 강가는 정글처럼 우거진 숲이 보이고 그 앞에는 3미터정도 높이의천연의 퇴적물과 뻥뻥 뚫린 새집이있다.


강가에 도착한 우리는 정글 탐험의 준비를 한다. 가이드가 주의사항을 알려주면서, 걱정말라고 한다.

정글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닭과 원숭이가 가끔 보인다. 왠지 풀어 놓은 듯한 인상?

악어는 어디에도 없다. 가이드의 말이 더 웃기다. 야생동물이 많이 있는데 다 자고 있어서 안나온다고...ㅎㅎ


일행중의 한명이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놀라서 보니까, 악명높은 거머리다.
네팔말로 쯔가(Jukha)라 불리는 조그만 거머리는 얼핏보기에는 자벌레와 비슷하다. 그리고자벌레 처럼 움직인다.

풀숲에 붙어 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운동화나 바지에 붙는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타겟을 향하여 움직인다. 몸을 가늘고 길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서 양말이나 바짓단을 뚫고도 침투가 가능하다. 아래에서만 붙는게 아니다. 나무위에 올라가 있다가 자유낙하로 떨어져서 붙기도 한다. 그래서 우산을 쓰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쯔가의 활동 시기는 대략 4월-9월이다. 치트완은 덥기때문에 11월에도 일부가 남아 있다고 한다.

인터넷을 뒤져서 어렵게 찾은 쯔가의 모습이다. 아마도 통통한 것이 식사중이었던 것 같다.

쯔가의 악명은 발명으로 연결되기도 하였다. 뽀너스로 미국에서 만든 "쯔가 침투 방지 스패치"를 소개한다.(20$이라고 한다.)



모두다 비상이 걸려서 긴급점검에 들어간다. 옷과 신발을 털면서 쯔가 색출작업에 들어가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정글탐험은 닭3마리와 원숭이 2마리를 멀리서 보고, 쯔가를 정밀 관찰한 wild safari가 되었다.

1시간 30분여 걸린정글대탐험은 마지막으로키만큼 자란 갈대밭을 지나서 배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면서 끝이 났다.

배위에서 우리는 결론을 내렸다. 아침에 본 악어는 가짜였다고...

점심식사를 위해 숙소로 오는길에 보는 코끼리 떼는 장관이다.육중하다는 말 밖에...


다들 조금씩 무거워진 몸으로 코끼리를 타러간다. 코끼리는 1인용이나 2인용이 아니다. 4명이 동시에 탄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어떻게 타는지 궁금했다. 영화에서 처럼 코끼리가 몸을 낮추고, 다리를 들어올려 올라갈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비행기 탑승식으로 올라간다. 탑승 계단을 올라가서 동체위로 몸을 옮기는 최신형 방식이다.ㅎㅎ

옮겨 탈 때 동체가 움직이면 곤란하다. 추락의 위험이 있고, 동체는 무지하게 높다. 고도감이 느껴질 정도로...

이코노미석 이라서 비좁고 불편하다. 그리고 물은 셀프...

이제 비행을 시작해보자.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푸른들은 아름답고, 알아서안전거리를 확보하는 조종기술이 놀랍다. 좌석은 전부 매진이다.


코끼리를 타는 즐거움을 만끽하기위하여 코뿔소 몰이를 해보자.

투입된 코끼리는 모두 5마리이다.

경사진 야산을 여러방향에서 뒤지던 코끼리들은 마침내 코뿔소 부자를 한방향으로 몰아 포위하였다.



놀라울 정도로 몰이를 잘한다. 다들 신이나서 오전의 정글대탐험(?)을 잊어버린다.

처음에는 코끼리에게 미안해서 빨리 내렸으면 했는데, 이제는 다들 흥분하여 더 탔으면 하였다.

조금씩 지쳐가는 엔진을 위하여 이제는 landing 할 차례이다. 당연히 착륙은 이륙의 반대다.

내리자 마자 벌어지는 기내 청소... 코끼리 똥은 정말 굵다.


더운 비포장길을 터벅 터벅 걷다가 조그만 박물관을 구경하고, 강변으로 맥주한잔 하러한다. 일몰이 다가오면서 서서히 석양이 지고 있다.

사공은 배를 젓는다.

마음이 따뜻해져 평온해온다. 해가 넘어가 땅거미가지며 세상이 검푸르게 변할 때 까지 정글과 강물을 내려다 본다.


이내 어두워져 버린 운치있는 길을 따라 돌아온다. 가로등 같이 인공빛깔이 없는 것이 더 좋다.

일꾼들은 숙소마당에 매어놓은 코끼리를위해서 먹이를 만들어 준다.

다가가 앉으니 기꺼이 먹이를 만들게 도와주면서, 이것저것을 알려준다.


저녁 때는 특별히 백숙 파티가 벌어졌다.

전통술인 독한 락시도 시켜먹고, 우리일행을 비롯하여 일단의 다국적인들이 모닥불 주변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자기소개를 하면서 노래도 부르는 좋은 밤이다.

시골을 연상시키는 따뜻함과 정겨움 - 이것이 치트완의 매력이다.


Posted by 들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