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에베레스트 트레킹은 어떤 흔적을 남겼는가?


피부는 검게 그슬렸고, 머리칼은 제멋대로 길어졌으며, 한쪽 다리는 삐어서 절룩거리지만, 체중은 7킬로그램 이상이 줄었으며, 머리는 맑아졌고, 마음은 평온하였다.

몇 명의 외국인 친구가 생겼으며, 다시 돌아온 카트만두의 타멜거리가 고향처럼 느껴졌고, 눈으로는 정다운 타멜거리의 모든 모습을 반겼으며, 귀로는 특이한 네팔음악을 수용하게 되었고, 코로는 자동차 유황냄새를 기꺼이 맡을수 있게 되었다.

과연 my 대한민국을 제외한 세상 어느 나라의 어떤 도시가 이렇게 정다울수 있을까?



< 정겨운 타멜 거리 >


끌리는 듯 서점에 가서 몇시간씩, 네팔과 그 주변의 이런 저런 여행지를 찾아보았다. 잃어버린 왕국 무스탕과 부탄이 눈에 띄기도 하였고, 안나푸르나와 마나슬루, 랑탕 히말의 거대한 모습이 손짓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문득 "티벳"이 가고 싶어졌다.

여행의 의외성은 바로 이런 자유로움이다. 사실 원래 계획은 에베레스트에서 돌아온 후, 바로 안나푸르나로 가려고 하였었다. 무슨 산귀신도 아니었고, 트레킹에 한 맺힌 사람도 아닌데, 게다가 누구 보라고 트레킹 하는 것도 아닌데... 원래 계획이 그랬었다는 얘기다.


카트만두에 돌아와서 몇 일 있다보니, 다시 산에 들어가 트레킹 할 몸이 아니었다. 영양분과 지방이 쫙 빠져나간 몸은, 잘 맞지 않는 네팔 음식보다는 차라리 라면과 같은 한식과 스테이크 같은 육류를 끊임없이 갈구하였다. 게다가 한국에서 새벽 3-4시에 자던 사람을, 오후 9시만 넘으면 무조건 졸게 만들었다.

티벳 -막연하게 멀고, 갈 수가 없었던 것 처럼 느껴졌었던 곳 - 그 티벳을 가는 여행 패키지 안내문이 타멜 거리의 여행사 이곳 저곳에 붙어있었다.



< 티벳, 카일라시, 부탄 - 여행사의 안내깃발 >


람2의 친구가 있는 여행사를 소개 받아서 티벳여행 패키지 가격을 보았는데 너무 비쌌다. 티벳에서 보름 가까이 지내는데 500$(US 달러)이 넘게 들었다.네팔인들은 인도인과 비슷하여 사람을 속이는 경우가 많다.

결국 다른 여행사에서 여러 차례 협상끝에, 277$에 8일짜리 티벳여행을 예약하였다.


가렛에게도 티벳을 가자고 권유하였는데, 생각해 보겠다고 한다. R씨는 처음 계획했던 2달 여의 일정과 다르게 몇 일후 방콕을 거쳐서 귀국한다고 한다. 많이 지쳤나보다. 시멀 역시 귀국한다고...

한국 음식점인 소풍과 정원이 넓직한 Northfield를 오고가면서, 아침 점심 저녁을 골고루 해결하였다.

소풍에서 식사를 하다 여러 한국인을 만났다. 스님도 뵙고, 아프가니스탄에서 UN 요원으로 근무하시는 의사분도 뵙고, Koica 단원도 만났다.

타멜에서 여러 날을 가렛과 주로 보내면서, 저녁 때 째즈바도 가서 공연하는 것도 들어보았다.

기타, 바이올린, 소형북으로 연주하는 네팔음악이 정겹다.



< 타멜의 한 째즈바에서... >


블로그의 배경음악은 네팔의 전통음악이면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인 "Resham Firiri" 연주곡이다.

원래 가사가 있는 곡인데, 여기서는 악기로만 연주하였다. 타멜의 어느 술집에서 듣다가 너무 좋아서 앨범 이름을 알아낸 후, 타멜거리의 음반 가게 5-6곳을 뒤져서 겨우 찾아낸 CD의 수록곡임. ㅎㅎ...



Posted by 들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