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3일째이면서 트레킹 마지막날!
오늘은 트레킹 출발지인 루클라까지 가기로 하였다. 루클라는 해발 2850미터로 꽤 높은 곳이다.
비행장이 있어서 바로 카트만두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이지만,깊은 산중이기도 하다. 즉, 트레킹을 하려면 계속해서 더 할 수 있는 중간지역인 것이다.
지리(Jiri, 1935M) - 루클라(Lukla, 2850M) 구간은 올라오는 경우 짧게는 4,5일에서 길게는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루클라까지 비행기로 오는 대신, 카트만두에서 육로로 올 수 있는 구간이 바로 지리(Jiri)이다. 물론 하루 종일 버스를 타야 한다. 최근에는 이 길을 이용하는 트레커가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일정이 더 늘어나는 이유도 있지만 바로 반정부 세력인 마오이스트(Maoist)때문이다. 루클라 아래의 많은 지역을 마오이스트가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6시30분경 일어나서보니 뱃속이 장난이 아니다. 어제 보름만에 먹은 몇 캔의 맥주 때문이다. 부글부글...
재밌는 건 트레킹 지역에는 병맥주가 없고 캔맥주만 판매한다. 이유는 환경적 요인이라고 하는데, 이해가 잘 안 되었다.재활용하기에는 병맥주가 더 좋지 않을까? 오히려 포터들이 지고 다니기에 무거워서가 아닐까 싶다.
< 숙소 바로 앞의 남체 빵집 - 피자도 있고 크림빵도 있고.... >
아무튼 아침을 프렌치 토스트로 먹고, 부산하게 움직이는데 람2와 가렛이 나타나서 가자고 보챈다. 짐 싸가지고 나가니 그들은 어느새 아침햇살이 밝게 비추고 있는 언덕 밑을 지나고 있다.
< 아침나절의 남체 정경 >
어제 오면서 내내 보였던 꽝데피크 (Kongde, 6187M)가 바로 앞에 올려다 보인다.
< 남체에서 올려다 본 꽝데(Kongde, 6187M)피크 >
어차피 같이 출발을 했어도 지금까지 그랬듯이 가렛과 가이드 람2는 내려가는 동안 한 번도 못보았다. 그나마 출발 전에 루클라에 있는 "쿰부 리조트"에서 보기로 하여서 만날 수 있었다.
남체에서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 내내 봤던 길이다. 이틀동안 올라온 길을 하루에 내려 가려는데, 내리막길이라서 쉽게 본게 실수였다. 게다가 체력은 이미 바닥을 치고 있는데다 아직도 등뒤에는 15Kg에 달하는 배낭이 짓누르고 있었다.
길은 오르락 내리락하지만 주로 내리막 길이다.
올라올 때 4시간 걸렸던 길을 1시간 20분만에 내려간다. 남체를 연결하는 다리에 도착하였다. 2주 전을생각해볼 때 감회가 새롭다.
산다는게 그런가 보다. 2주전 만해도 내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 반, 불안 반이었다.산을 본다는 기대감도 있었겠지만, 고소증을 포함하여 불확실한 환경에 대한 불안감들도 같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뗄레야 뗄수 없다. 그게 재밌는 것이다.
어차피 미래는 불확실하여 매순간 앞을 예측하지 못하지만, 아는 길을 만나 앞으로 펼쳐질 공간에 대하여 알고있다는 것이 묘하게도 안도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그런게 인생이 아닌가 싶다...
< 다시 보는 남체 가는 다리 >
한번 지나간 돌다리를 믿듯이... 불안에 떨며 건넜던 남체가는 다리를 이제는 콧노래를 부르고 건넌다.
내리막 길을 일사천리로 걸어가던 끝에 2주전 올라오면서 통과했던 check point가 나타났다.
< Sagarmatha National Park Entry를 나가면서... >
나가면서 기념으로 다시 한방 찍었다.
어느덧 여기도 완연한 가을이 오는지 2주 전에는 보이지 않던 꽃들 - 마치 코스모스처럼 생긴 꽃들이 사방에 아름답게 피어있다.
<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과 꽃들 그리고 룽다 >
룽다는 긴 장대에 매단 한 폭의 길다란 깃발이다. 위로부터 청백적녹노의 순서로 깃발이 매달려있다.
이에 대하여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시면서 주옥같은 글을 많이 쓰신 대원스님의 글을 참조해보자.
룽다는 티베트 불교도들이 삿된 것을 물리치기 위해 동네 언덕이나 집 마당에 세우는 깃발이다. 룽다의 깃폭은 다섯 가지 색으로 된 천을 이어서 만들었고 각각의 천에는 부처님의 말씀을 목판으로 찍었다. 이는 부처님의 말씀이 온 세상 구석 구석으로 퍼지라는 소망을 담고 있다. 다섯 가지 색은 위로부터 청-백-홍-녹-노랑이며 또한 우주의 다섯 원소(공간-물-불-바람-땅)와 다섯 방향(중앙-동-남-서-북)을 나타내는 색이다. 또 각각의 색에는 부처님들과 와 보살님들의 모습과 기원문이 새겨져 있다. 예를 들어 홍색에는 티베트 불교의 아버지 빠드마삼바바의 모습과 기도문이 들어 있고, 녹색에는 녹색 따라보살과 그의 기도문이 들어 있다. 내용은 모두 중생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이다. 티베트 불교는 이렇게 모든 것에 심오한 상징을 사용하고 있다.
룽다의 '룽'은 '바람(風)'을 뜻하고 '다'는 '말(馬)'를 뜻한다. 그것은 룽다의 모습이 바람을 향해 앞 발을 들고 선 말의 형상이기 때문이다. 룽다는 그런 모습으로 펄럭이며 히말라야에서 부는 바람을 거른다. 탁한 바람을 맑게 하고 거센 바람을 부드럽게 하며 찬 바람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룽다가 수직으로 서 있다면 타르쵸는 오색 깃발이 만국기처럼 수평으로 줄을 이용하여 달아 놓은 것을 말한다. 히말라야 등반을 하는 산꾼들은 입산 전 반드시 돌로 만든 초르텐 앞에서 현지 셀파와 함께 그 산의 여신에게 무사고 등반과 정상 입산을 허락해 달라는 기원을 드리는데 그 때 보면 초르텐에 사방으로 만국기처럼 펄럭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출처 : http://myhome.naver.com/buddhaeye/day6.html: 대원스님의 글)
내려가면서 다시 설산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올라가면서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참세르쿠의 모습이다.
< 다시 보는 참세르쿠(Thamserku, 6618M) >
팍딩가는 길의 경관 좋은 곳에서 환타와 쵸코바를 사먹으면서 잠시 쉬었다 갔다. 조그만 가게인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 쉬어가는 조그만 간이 매점 >
다리 몇개를 건너면서 하룻밤 묵었던 팍딩에 드디어 도착하였다. 남체에서 부터 5시간 넘어서 도착하였다.
< 정원이 아름다운 팍딩 근처의 어느 랏지>
나마스테랏지로 들어가니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준다. 아주 예쁜 처녀가 있어서 누군지 물었더니 딸이라고 한다. 그 언니가 미스네팔이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감자튀김과 레몬티를 시켜먹으면서 휴식을 취하였다. 갑자기 밖이 시끄러워서 내다보니 싱가폴에서 온 어린 학생들 40여명이 도착한 것이다. 아줌마 봉 잡았네... 아울러 어린 학생들을 이곳까지 보내는 싱가폴이 부럽기도 하고...
루클라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봤더니 천천히 2시간이라고 한다. 그말을 믿고 트레킹의 마지막이기도 해서 힘내서 열심히 걸어가다가, 한 1시간쯤 걸었을까 현지주민에게 루클라까지 얼마걸리는지 물어보았는데 또 2시간 걸린다고 한다. 이건 네팔 타임도 아니고... 힘이 쫙빠진다.
내려가는 길에는 많은 랏지가 건설중이다. 아주 크게 짓고 있는 곳도 있다. 아마도 가장 걱정되는 것은 환경 파괴와 강물의 오염이 아닐까 싶다. 고쿄에서도 그렇고, 그 밖에 어디서나 환경 오염의 확률은 커지고 있고,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공사중... >
내려가는데 유독 포터가 눈에 많이 띈다. 기본적으로 30킬로그램 이상을 지고 다니며, 눈이 쌓인 힘든 길도 슬리퍼의 일종인 쪼리를 신고 다니기도 한다. 심지어 안나푸르나 트레킹에서 만난 18세 정도의 어여쁜 네팔소녀 역시 30킬로 정도의 짐을 지고 다녔다.
네팔인들의 짐 메는 솜씨는 대단하다. 어떤 물건이든 끈으로 연결해서 앞머리로 지탱한다. 우리처럼 배낭을 메는 것이 아니다. 끈 하나만 있으면 무엇이든 질수 있다. 본 것중에 가장 놀란 것이 10미터 정도의 나무에 못으로 끈을 고정시킨 후 그걸 이마로 지고 가는 포터를 보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그 무게가 100킬로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
남자의 경우 10살이 넘으면 짐지는 연습을 한다고한다. 실제로 12살 정도의 소년이 10킬로 넘는 짐을 지고 가는 것을 보았다. 짐을 메는 데는 정말 세계최고의 민족이 아닌가 싶다.
< 포터 1 > < 포터2 - 쪼리신은 포터 >
< 포터의미소>
포터들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며 마지막 구간을 힘을 내서 걷는다. 넓다란 길에 핀 아름다운 꽃들이 피날레를 장식하듯이 반겨주고 있다.
< 길가에 핀 이름모를 아름다운 꽃 >
팍딩에서 3시간 만에 드디어 루클라에 도착하였다. 떠났던 곳을 보름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쿰부리조트 랏지는 정말 맘에 든다. 깨끗하고, 친절하고, 식당도 좋다.
항공표를 재차 confirm하고 가렛과 람2를 만났다. 주방에서 랏지주인과 람2와 함께 맥주를 마셨다.
원래 주방에 외국인이 들어오는 것을 싫어한다고 하던데, 한국인이라서 특별대우를 해 주나 보다. ㅎㅎ
밖에는 개짓는 소리가 요란하고, 에베레스트 지역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