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눈이 오고 있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칼라파타르를 올라갔다가, 바로 하산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눈 때문에 발이 묶인 것이다. 눈을 핑계로 늦게 일어나 오믈렛으로 아침을 먹고있는데, 가렛과 람2, 독일부부 등이 그냥 내려간다고 한다.

랏지 주인한테 물어보니 내일 갠다는 보장이 없다고...눈이 더 오면 오도가도 못할 수도 있다고 겁을 준다.

그래도 칼라파타르에 올라 에베레스트의 웅장한 모습을 담기로 한 이상 내려갈 수가 없다.

조금 있으니 R씨가 눈오는 칼라파타르를 올라간다고 한다. 볼것도 없는데 왜 가냐고 했더니, 돌아가신 산악회원의 사진을 칼라파타르에 묻고 오겠다나...


한국국제협력단(Koica)원들은 둥그렇게 모여 앉아 오늘의 일정을 얘기하고 있다.



< 랏지에 모여 얘기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원들 >


EBC, 칼라파타르, 내려가는 것 - 이 세 가지를 가지고 토론하다 결국 내려가는 것으로 결정한다.

점심무렵인데도 계속 눈이 내린다.

R씨는 예상대로 칼라파타르를 올라 내려온 후 점심먹고 하산한다고 한다. 10여일 동안 트레킹을 같이 했었는데 서운한 마음이 앞선다.


한국단원들은 밖에서 태극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한다.



< 눈이 오는 가운데 기념촬영중인 한국단원들 >


기념촬영후 삼삼오오 내려가고 있다. 몇몇 사람들에게 연락처를 받은 후 나중에 하산하여 만나기로 하였다.



< 하산하려고 준비하는 Koica 단원들 >



< Koica 단원들이 가져온 태극기를 랏지 안에 걸어 놓았다 - 그 옆에 건대산악부 깃발도 있다>


R씨, 가렛, 람2, 시멀, 람1, 잠깐 만난한국 Koica 단원들, 독일부부등 - 다 내려가니 썰렁하다. 랏지에 이제 아는 얼굴이 거의 없다.

랏지안에는 아랍계 6명이 카드를 하면서 조용히 놀고 있고, 체코사람들, 어제 시멀을 치료했던 캐나다의사 일행, 기타 그룹, 스위스 할머니와 그 포터만이 있다.

스위스 할머니는 60이 훨씬 넘었음에도5천미터의 고지에 적응을 잘하고 계신다. 아마도 산악지방인 스위스 출신인데다 워낙 여행을 잘 다니셔서 건강하다고 한다. 포터와 사이좋게 음식을 나눠먹고 그래서 좋아보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포터와 썸싱이 있었던 것이다. 그 연세에도... 낮과 밤을 일하는 포터는 정말 힘들겠다. ㅎㅎ

나중에 내려가서 람2에 물어보니, 트레킹중에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남여상열지사는 고도와 관계없다.



< 랏지에 있는 사람들 - 서있는 사람이 시멀을 치료한 캐나다의사 >


하루종일 랏지에서 죽치고 있으려니 정말 심심하다. 책도 읽고, 얘기도 하고... 점심을 달밧으로 먹고, 저녁은 프라이드 포테이토와 달걀을 먹고, 9시경 자는 곳으로 갔다.



< 랏지에 있는 난로와 커다란 물통 >


자는데 숨쉬기가 너무 불편하다. 3일 밤째 5천미터 넘는 고지에 있어서 더 그런가보다.

내일은 날씨가 맑아지기를 고대한다.



Posted by 들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