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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18 이슬라마바드 2
2009. 4. 18. 00:24


오후 5시반 비행기로 서울을 출발한 우리 일행은 방콕을 경유하여 현지시간으로 새벽 4시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하였다.

여느 트레킹과 달리 K2 트레킹은 중간에 머물 수 있는 랏지가 없고 캠핑을 해야하므로, 여러가지 준비물들을 대부분 서울에서 준비하는 수 밖에 없었다. 100리터 카고백 3개에는 침낭과 의류 외에도 약 보름동안의 트레킹 도중 먹을 식량이 가득하였다.


공산님은 이미 10여년전 K2 정찰겸 발토르 빙하를 탐사하였기 때문에 파키스탄 방문이 두 번째이다.

미리 서울에서 접촉한 현지 여행사 사장인 물람이 차를 몰고 마중을 나왔고, 우리는 그 차를 타고 이슬라마바드의 거의 유일한 한국 식당겸 숙소인 '서울클럽'으로 향했다.

마침 도착하기 전날인 7월 10일 반정부 투쟁의 일환으로 대규모 인질극을 벌이던 '붉은 사원' 사건은 무차별한 무력 진압으로 막을 내렸다. 파키스탄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척 안좋다고 서울클럽의 사장님이 전한다.


마침 또한 10일이 지난 후, 우리가 K2에 있을 때 아프가니스탄에서 샘물교회 인질사건이 발생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 자신들도 모르게 폭풍속에 있었던 셈이다. 당시 K2로 향하는 도중의 몇몇 도시를 지나면서,

현지 가이드는우리들에게 차량의 커튼을 모두 내리고 밖을 내다보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하였다.


이렇듯 역사는 다 지난 후에나 제대로 알게되고, 여행객은 단지 늘 현재의 쾌적함과 먹고 자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마련이다.


낮기온 40도가 훌쩍 넘는 이슬라마바드의 지옥같은 한 낮을 경험해 본 우리는 최대한 빨리 떠나 산으로 향하고 싶었다.

그러나 K2 입산 허가(퍼밋)를 받아야 하기에 최소 이틀은 머물러야 한다.





< 라왈핀디의 재래시장 >

그동안 옛 수도 라왈핀디(Rawalpindi)의 재래 시장을 돌아보기도 하였고, 더위를 피해 머리(Murree)의 정상부를 차로

등정(?)하기도 하였다. 머리는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60Km 떨어진 곳이며 차량으로 약 90분 정도 걸린다.


                                                < 피서지머리(Murree)>


이 곳은 해발 2300m로 더위를 피하기에 딱 좋은 고도이다. 맑은 날 멀리 인도땅이 보인다고도 한다.

더위에 익숙할 법도 한 수 많은 파키스탄 사람들도 머리로 피서를 온다.





머리는 원래 맥주로 유명했다고 한다. 지금은 파키스탄이 이슬람국가라서 공식적인 양조와 주류 판매가 불법이긴 하지만,

외국인용 및 수출용 등으로 지금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머리의 맥주공장은 라왈핀디로 이전하여 폐쇄되었다고 한다.


이슬라마바드에서 K2 트레킹의 기점인 스카르두까지의 길은 인더스 강을 낀 험난한 길이다.

차량으로만 20~30시간이 걸리는 길이다. 이 위험하고 지겨운 길을 경험하고 싶지 않은 우리는 비행기로 가기로 하였다.

이틀에 걸쳐 공항에서 비행기가 뜨기를 고대하던 우리는 스카르두 공항의 기상악화로 두 번 모두 비행기가 결항되어

결국 육로로 가는 수 밖에 없었다.

육로 길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명중 하나인 인더스 문명이 있게 한, 그 젖줄인 인더스강의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다. 

악명높은 그 길 보다 우리에게 더 시급한 것은 어떻게 하든 40도를넘는 불볕 더위를 최대한 빨리 탈출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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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들 불